에너지

미래 주택 시장과
프롭테크
기술의 발전이 주택 시장에
가져온 변화에 대하여

주택산업연구원 김지은 연구위원

2021.07.16

 

최근 주택시장 및 주택소비에 대한 인식은 사회경제적 영향뿐만 아니라 첨단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2020년 6월 국토교통부는 「포스트코로나 도시와 집, 이동의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서 미래 도시와 주거의 방향성을 설명할 핵심 키워드로 언택트(Untact),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회복성·포용성(Resilience, Inclusiveness)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미래의 도시는 더욱 진화하며 발전할 것이고 집이 경제와 문화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거공간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1~2인가구의 증가로 현재의 주거공간은 나를 위한 공간, 동시에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공간이 되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촉발된 언택트 흐름에 발맞춰 단순히 휴식을 위한 공간에서 나아가 생산, 문화, 레저 등의 다양한 가치를 경험하고 실현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전국팔도 유명 맛집의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도서 대여, 콘서트 관람 등 각종 서비스를 비대면, 그것도 가장 편안한 공간인 집에서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도시와 주거공간의 변화

그 중심에는 첨단기술이 있다.

 

프롭테크가 바로 그것이다. 금융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핀테크(Fintech)*와 같이 모바일, 빅데이터, VR 등의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부동산서비스인 프롭테크(Proptech)가 등장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200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의 부동산 시장을 크게 뒤바꿔 놓았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첨단 금융 서비스 혹은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리키는 용어로 지급 결제, 금융데이터 분석, 해외 송금 등이 핀테크의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을 기점으로 프롭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관련 사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초기에는 부동산 중개와 정보제공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후 사업의 성숙도가 올라간 현재는 투자, 자금조달, 전자계약 등의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금융 분야 및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등의 건설·관리 분야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 목적은 첨단기술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서도 꽤 오래전 상용화되어 대중적으로 익숙해진 온라인 가격 비교 및 매물 검색 등의 정보탐색 서비스가 프롭테크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이전에는 소비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원하는 주거 공간을 탐색해야 했으나 이를 대신해줄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부동산 중개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더불어 최근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을 통한 견본주택 공개가 어려워지자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는데 이 역시 프롭테크의 영역이다. 소비자의 안방에서 주거공간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시도다. 

 

프롭테크로 인해 ‘건설은 오프라인’이라는

공식은 옛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규모로 대단지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아파트에 첨단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스템을 적용하여 소비자의 편리성을 극대화하였는데 특히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의 적용이 눈에 띈다. 주차 시스템과 에너지 절감 시스템, 보안 시스템 등이 단지 전체에서 관리되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 월 패드(Wall-Pad)와 모바일 앱을 통해 세대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모두 프롭테크의 일종으로 이미 많은 아파트에 적용되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프롭테크 서비스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1위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인 ‘질로우(Zillow)’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매물의 내부 사진, 적정 가격, 매매·임대 거래 내역을 비롯해 인근 공립 초·중·고등학교의 평점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가상현실 공간에서 집을 보여주는 서비스인 ‘버추얼APT(VirtualAPT)’는 매수의향이 있는 집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VR(Virtual Reality)기술을 통해 확인 가능한 시스템이다.  

 

여기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미국의 가상현실 플랫폼 스타트업 ‘스페이셜(Spatial)’은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협업 플랫폼이다. 재택근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VR과 AR(Augmented Reality) 기반의 협업 솔루션을 구축하여 아바타로 회의를 하거나 3D 홀로그램 이미지로 텔레포트할 수 있게 마련했다. 또 다른 미국의 스타트업 ‘젠플레이스(Zenplace)’는 기존의 대면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2017년 개발한 ‘제니(Zenny)’라는 이름의 AI 챗봇을 실제 중개에 활용하고 있다. 거래를 원하는 집에 방문하면 로봇이 반기고, 로봇의 화면에는 실제 중개인이 등장해 집을 설명해준다. 임대 공간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임대 계약서 작성까지도 가능하도록 고안했다. 

*가상,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하며 기존의 가상현실에서 한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사용

 

온라인 매물검색 중심의 프롭테크 서비스에서 가상공간 상의 3D 시뮬레이션과 증강현실 구현, 인공지능과 연계한 개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차별된 프롭테크 서비스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부동산 물건의 가치평가 역시 전문가인 감정평가사들을 통해 사업화되고 있다. 사회·경제적 변화와 첨단기술의 적용은 당연하고 익숙했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프롭테크의 핵심은 단연코 기술이다. 그리고 첨단기술의 적용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인은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기술로 상용화할 수 있는 능력과 적절한 타이밍이다. 이를 위해 미래 소비자의 삶을 이해하고 시나리오화하여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전통적인 부동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고 흐름에 뒤처지지 않아야 변화하는 미래 주택시장에 적응하여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첨단기술의 사용에 주저함이 없는 MZ세대는 이미 주택 소비자의 큰 축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정보 탐색에 익숙하기에 주택시장의 동향 파악 및 자산 관리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소비자의 세대 교체에 주목하여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이용 패턴, 공간 소비 특성 등에 대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궁극적으로 미래 주거공간 변화, 주택시장 변화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서비스의 제공을 넘어 기술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AR, VR, MR을 기반으로 하는 새롭고 즐거운 경험과 상상이 메타버스 공간과 연결되고, 단지 내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고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에너지로 만드는 지속가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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