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방법을 알아보자

당신은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2021.06.04

인간은 살아가며 많은 흔적을 남긴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와 장영실의 측우기 발명은 위대한 업적이자 자랑스러운 흔적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은 세기를 뛰어넘는 걸작이자 훌륭한 예술가들의 흔적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흔적도 존재한다. 소중한 문화유산에 새겨진 낙서와 태평양 한가운데 섬을 이룬 쓰레기가 그것이다. 미래 세대에 보이고 싶지 않은 민망한 흔적이다.

*흔히 <운명 교향곡>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베토벤이 제1악장의 동기에 대해 ‘운명은 이처럼 문을 두드린다’고 설명한 데에서 지어진 별칭이다.

 

 

환경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며, 또 하나의 부끄러운 흔적이 나타났다. 바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다. 제품 생산, 소비의 과정을 비롯해 인간의 전 활동에서 발생되는 모든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2006년 영국 의회과학기술국(POST, Parliamentary 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이산화탄소의 흔적이라는 의미로, ‘탄소발자국’이라 처음 명명했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나아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제안됐다.

 

탄소발자국은 단순히 탄소의 흔적을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착한 선택을 돕는다. 또한 개인, 기업, 국가에서 발생시킨 이산화탄소를 추적하는 역할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탄소발자국은 무게 단위인 kg과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필요한 소나무의 수를 환산하여, ‘kgCO2’라는 단위로 표기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주를 갖추기 위해 우리가 행하는 모든 활동에는 탄소발자국이 수반된다. 흔히 마시는 500ml 생수 한 병은 약 10g, 피곤한 아침을 깨우려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은 약 280g의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여기에 우유를 추가한 카페라테를 마시게 되면 젖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가 추가되어 탄소발자국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외에도 샤워 15분은 86g, 화장실 1회는 76g, 사무실 형광등 10시간은 103g, 노트북 사용 10시간은 258g의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그런데 최근 탄소발자국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디지털 기기가 지목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은 충전과 와이파이, LTE 네트워크 데이터 사용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발생시킨다. 스마트폰 스트리밍 앱을 이용해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 영상을 보고, SNS로 친구와 대화하는 순간에도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무수히 많은 정보들을 빠른 속도로 처리하기 위해서 데이터 센터가 24시간 가동되며 대규모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출처: 기후변화홍보포털 

 

전 세계 정부는 각종 제도를 마련하여 탄소 줄이기를 도모하고 있다. 2007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한 이산화탄소 라벨링 제도는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제품에 표기하는 것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탄소 배출량 인증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2011년 저탄소제품 인증제도, 2014년 탄소중립제품 인증제도를 차례로 도입했다. 이후 2016년에는 환경성적표지 제도로 통합하여 지금의 체계를 갖췄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는 단계를 나눠 1단계 탄소발자국, 2단계 저탄소제품으로 인증한다. 또한, 2011년에 출시한 그린카드를 이용해 저탄소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친환경 소비 생활을 실천하는 경우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개인도 일상 속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화석 연료를 사용한 에너지 발전이 가장 큰 요인이기에,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여름철에는 26도 이상, 겨울철에는 20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냉난방 온도를 1도 조정할 경우 연간 100kgCO2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세탁기 1시간 사용으로 791g의 탄소발자국을 남기기 때문에 빨래를 한 번에 모아 하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연간 14kgCO2를 줄일 수 있다.

 

탄소포인트제를 활용하는 에너지 절감 방법도 있다. 가정, 상업, 아파트 단지 등에서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의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하는 시민 참여형 제도다. 탄소포인트제는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총 1,967,811가구(11.68%)가 참여하고 있다. 광역 시도별 참여율은 광주광역시가 60%로 압도적으로 전국 1위, 다음으로 제주특별자치도(40%), 전라북도(25%)가 뒤를 잇고 있다. 특히 광주는 지난해 탄소포인트 가입세대 중 절반 이상이 에너지 사용량을 5% 이상 절감하여 온실가스 10만 9,329t을 감축했다. 이는 30년산 소나무 1,656만 그루를 식재한 효과를 가진다. 에너지 소비에 따른 탄소 발생량도 줄이고, 인센티브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제도다.

*서울시는 에코마일리지제를 운영 중이며, 약 213만여 명(20년 5월 기준)의 서울 시민이 참여 중이다.

 




디지털 기기로 인해 발생된 탄소발자국은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로 줄일 수 있다.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가 결합된 용어로, 디지털 기기의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중독과 안구건조증,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디지털 기기 자체 사용 시간을 줄이고, 동시에 음악, 동영상 스트리밍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엄청난 양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며 많은 양의 데이터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만약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다면 모니터 화면 밝기와 해상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또한, 메일함을 비우는 것도 탄소발자국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메일 한 통당 4kgCO₂의 탄소발자국이 남는데, 1인 평균 1년 동안 수신하는 이메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35kgCO2라고 한다. 이는 자동차 한 대가 320km를 주행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동일한 양이다. 메일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전력이 소모되고 있는데 특히 읽지 않은 스팸 메일을 보관하기 위해 연간 1,700만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불필요한 메일을 모두 삭제하여 정리한다면 낭비되는 전력을 줄이고 탄소발자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소비·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장바구니를 챙겨 마트에 가면 비닐 사용을 줄일 수 있고, 필요한 만큼의 식재료만 구매하면 음식물 쓰레기와 이를 처리하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탄소발자국 인증 정보를 확인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텀블러 사용과 빨대 재사용, 생분해성 빨대 사용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SNS에서 유행한 ‘용기내 챌린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및 포장 서비스가 증가하자,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자발적 실천 운동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회용 포장 용기를 챙겨 음식을 포장해오는 것도 쓰레기와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한양도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양타워 옥상에는 직원들의 휴식과 가벼운 워킹을 위한 145m의 트랙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상부 캐노피와 옥상정원 한편에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사무실에서는 종이컵과 같은 일회용 컵 대신 개인 머그컵과 텀블러를 사용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매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제정했으며,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6월 5일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다. 이날만큼은 우리가 남기는 탄소발자국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일상에서부터 차근차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