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도시는 진화한다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도시는 빠르게 스마트시티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변천사로 미래 도시의 모습을 예측해보자

2021.05.10

 

도시는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 각 나라 고유의 문화적 영향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다. 때문에 도시의 변천사가 곧 인류 발전의 역사라고 말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2019년 12월 등장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 이하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도시를 마비시켰다. 바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인해 반짝거리던 도시는 동시에 정전이라도 일어난 듯 멈춰버렸다. 코로나19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시를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었고 카페, 식당, 헬스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은 이용이 제한되었다. 그러나 곧 회사와 학교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을 통해 재개되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도시에서 저마다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는 완전한 멈춤은 아니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촉진시키며

도시의 진화를 가속화했을 뿐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도시는 디지털 기술과 만나 보다 똑똑하게 진화해왔다. 우리나라는 2003년 ‘U-CITY(Ubiquitous City, 유비쿼터스 도시)’가 그 시발점이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는’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U-CITY는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하며 발생한 정보혁명이 도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천 송도 신도시 전경

 

U-CITY 사업은 2000년대 초반 화성 동탄, 파주 운정, 대전 도안, 인천 송도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발전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도시를 효율적으로 건설하고 관리하고자 했다. 또한 도시의 행정·교통·복지·환경·방재 정보를 시민들이 편하게 제공받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2008년 「유비쿼터스도시법」을 제정하여 유비쿼터스 도시의 건설 및 관리, 정부 지원 등에 대해 규정했다. 그러나 공공 주도로 진행한 하향식 개발은 시민과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도시 개발로 이루어졌다.



이후 2014년부터 인프라 구축이 중심인 개발에서 탈피하여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도시로 관점을 전환했다. 이와 동시에 소수의 신도시와 혁신도시에만 집중했던 개발 형태를 지방 도시로 눈길을 돌리며 정보와 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7년 3월 ‘유비쿼터스’라는 어려운 단어 대신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스마트’라는 단어로 변경했다. 법률 제명 역시 「유비쿼터스도시법」에서 「스마트도시법(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으로 변경하여 사업 범위를 기성시가지로 넓혔다. 같은 해 11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가 출범했고, 이듬해 1월에는 스마트시티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본격적으로 국가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이 ‘스마트시티’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2003년 U-CITY와 2017년 스마트시티는 무엇이 다를까? ‘제4차 산업혁명’을 알면 쉽게 설명될 수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경제학자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화두로 던진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4차 산업혁명이란 산업 전 분야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생겨난 혁신적인 변화를 말한다.  ICBM(IoT 사물인터넷, Cloud 클라우드, Big Data 빅데이터, Mobile 모바일)을 핵심 주축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 우리 주변 모든 사물에 탑재된 사물인터넷은 클라우드에 정보를 모은다. 모아진 정보는 빅데이터 처리 장치를 통해 분석되며 이용자들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서비스를 받게 된다. 이전의 인터넷 시대와 비교하여 연결 범위와 정보 처리의 다양성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 점이 U-CITY와 스마트시티의 차이를 만든다. 

 

스마트시티에서는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통해

기존보다 다양한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시민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정보통신 기술로 공공과 시민, 산업계와 학계 등의 유기적인 연결이 가능해졌다. 이전보다 연결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이를 통해 리빙랩(Living Lab)*과 같은 시민참여 프로젝트를 진행해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한다. 이전에 시도하지 못했던 시민과 민관이 협력을 이루는 상향식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시별 성장 단계 맞춤형 스마트시티 조성도 가능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전국 각 도시의 성장 단계를 분석하고 이를 스마트시티 조성에 적용한다. 이전에는 전 국토에 대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취합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하며 정보 분석의 속도는 줄어들고 질은 높아졌다. 

*생활 실험실이라고도 부르며, 특정 공간·지역을 기반으로 실제 사용자인 주민들이 도시의 문제 발굴에서 해결까지 이루어내는 사용자 주도의 개방형 혁신 모델을 말한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세종 5-1 생활권 조감도



변화된 스마트시티 조성 전략은 국내에 조성 중인 스마트시티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2018년 스마트시티 추진전략의 주요한 내용이었던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를 살펴보자. 각종 첨단기술을 집약한 미래형 스마트시티 선도 모델을 건설할 부지로 세종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EDC) 일대가 낙점됐다. 당시 백지상태였던 부지에 완전히 새로운 미래 도시를 조성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에는 차세대 모빌리티, 블록체인 등의 첨단 신기술을 적용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과 같은 신산업 육성이 현재 진행 중이다.

 

특히, 한양이 민간부문 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세종 시범도시는 추진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세종 시범도시의 주요 혁신요소인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사전 검증 필요성이 제기되자 세종 5-1 생활권과 공간구조가 유사한 세종 1 생활권을 대상으로 시민참여형 실증사업을 착수했다. 이는 리빙랩 프로젝트로 진행되어 시민들이 직접 세종 시범도시에서 제공될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먼저 체험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 측면에서 문제점을 발굴하고 논의를 통하여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일반 시민과 기업의 의견 수렴을 위해 서비스로드맵 기업설명회, 스마트 에너지시티 비즈니스 전략 컨퍼런스 등도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2021 세종 스마트시티 국제 포럼’을 개최하여 정재승 MP(마스터플래너)와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제이슨 생커, 유럽리빙랩네트워크 페르난도 빌라리뇨 의장 등 스마트시티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세종 시범도시에 대해 논의했다. 컨퍼런스 현장은 온택트 흐름에 발맞춰 유튜브로 생중계하였고 스마트시티 퀴즈 맞추기, 실시간 시청 인증 등 다양한 시민 참여 이벤트도 준비되어 열띤 호응을 얻었다.





다음으로 전남 해남에 스마트 정원도시로 조성 중인 솔라시도를 알아보자. 솔라시도는 전남 해남군 산이면 632만 평(여의도 7.2배 면적) 규모로 조성 중이며, 다른 여러 스마트시티와 차별화되는 특징은 일조량이 국내 최고 수준인 해남 지역의 특성을 살렸다는 점이다. 솔라시도 조성 사업에 참여한 한양은 지난해 12월 도시 중심부 48만 평 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는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들과 지역상생을 고려한

국내 최초 주민 참여형 사업으로 설계됐다.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주민들이 직접 지분을 투자하여 발전 수익을 공유한다. 또한 태양광 발전 시설을 기존보다 높게 설치하여 구조물 하단의 유휴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영농 복합형 태양광 발전 시설을 농민에게 개방하여 특수 작물 재배를 통한 농가 수익 증대를 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정원도시로 만드는 만큼 정원도시에 관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포럼도 개최하고 있다. 솔라시도 개발을 맡은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보성그룹 계열사)은 지난 1년간 ‘솔라시도와 남도 정원의 연계 방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원도시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로 12번의 정원도시포럼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1월 18일 그동안 논의된 이슈와 결과를 공유하고 솔라시도를 대표 정원도시로 제시하며 향후 국내 정원도시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2021 정원도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컨퍼런스 현장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되었으며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여하는 장으로 꾸며졌다. 

 

 출처: 솔라시도 홈페이지
왼쪽부터 음성원 작가, 하진우 대표, 최종진 액셀러레이터




더불어 한양은 미래도시에 대한 스마트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도시건축 전문작가 음성원,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 대표 하진우,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 최종진 등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와 같이 스마트시티 조성의 주체가 공공에서 시민과 민간 전문가로 변화하고 있다. 더 나은 미래의 도시는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발전된 디지털 기술의 도움은 있겠지만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적극적으로 논의하여 내 삶의 공간인 도시를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더욱 똑똑해질 도시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