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천연가스의 생애주기,
LNG 밸류체인
Upstream-Midstream-Downstream
LNG 생산, 운반, 소비의 3단계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과
LNG 사업의 발전 가능성

2021.06.28

 

 

2021년 1월 20일 출범한 바이든 정부는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탈탄소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100%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바이든은 취임 직후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등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약속인 파리기후변화협약(2015)에 재가입했다. 또한 그린뉴딜 분야에 2035년까지 1조 7,000억 달러(한화 1,85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수장이 바뀐 미국이 친환경 정책 노선을 명확히 취함으로써 전 세계의 탈탄소 기조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캐나다는 2019년 탄소세 도입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적극적인 탈탄소 정책을 펴고 있고 프랑스는 에너지믹스에서 친환경 에너지의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으며 2022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2018년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40% 달한 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6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1위의 중국도 지난해 오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응하는 만큼을 흡수하여 실질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 ‘넷 제로(Net Zero)’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골자로 하는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했다. 주요 에너지 발전원을 화석 연료와 원자력에서 환경친화적인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재생에너지는 기술적 한계, 지리 및 기후적 여건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어 주요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수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조 속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LNG가 떠오르고 있다.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는 운송을 위해 영하 162도로 냉각하여 액화한 천연가스를 말한다. 주성분은 메탄과 에탄 등 탄화수소이며 무색투명한 액체로 액화 과정에서 부피가 600배 압축되어 운반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친환경적인 화석 연료로 불리며 석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 이상 적고 미세먼지, 황산화물, 질산화물 등 유해물질 배출량도 적다. 게다가 열량이 높아 효율성도 좋은 에너지다. 재생에너지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전력수급의 불안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화석연료 대비 청정한 에너지인 LNG가 부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LNG는 우리가 소비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LNG 밸류체인(LNG Value Chain, 액화천연가스 가치사슬)이라고 한다. LNG를 생산, 개발하고 운반한 뒤 최종 소비단계 공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뜻하며 보통 Upstream(상류)-Midstream(중류)-Downstream(하류)의 3단계로 구분된다. 


UPSTREAM


가장 먼저 Upstream 단계는 지하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탐사, 개발, 채굴하는 단계다. 막대한 자금의 투자가 필요한 사업으로 Chevron(셰브론), BP(British Petroleum, 브리티시 페트롤륨), Royal Dutch Shell(로열 더치 쉘) 등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보통 수심 약 200m 정도의 얕고 완만한 경사의 대륙붕 지형에서 석유와 함께 혹은 단독으로 발견되며 석유와 마찬가지로 발견한 가스전에 시추공을 깊이 박아 채굴한다. 

 

보통의 천연가스는 셰일층*에서 생성된 뒤 지표면으로 이동해 한 군데에 고여 있는 상태로 발견되지만 암석층에 막혀 가스가 투과하지 못하고 셰일층에 갇혀 있게 된 천연가스를 셰일가스라고 한다. 셰일가스의 존재는 1800년대에 발견되었으나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퍼져 있는 가스를 걸러내는 기술이 부족하여 활용할 수 없었다. 그러다 2000년대 이후 미국이 셰일가스 채굴 기술을 개발하며 막대한 양의 천연가스를 발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를 셰일혁명이라고 한다. 셰일가스의 대량생산으로 인해 미국은 중동의 산유국들을 제치고 천연가스 생산국 세계 1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불안정한 천연가스 가격을 초래했던 산유국 리스크를 해소해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졌다.

*입자 크기가 작은 모래 및 진흙이 뭉쳐져 형성된 퇴적암의 일종

 


 

MIDSTREAM

Midstream 단계는 정제 및 액화, 운반, 저장의 단계다. 바다와 깊은 땅속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는 메탄과 함께 수분, 탄화수소, 질소, 황화수소 등의 다양한 불순물이 함유되어 있어 채굴한 뒤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수분은 천연가스를 냉각하여 액화하는 과정에서 응결되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황화수소는 공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정제 과정을 거친 뒤 우리가 사용하는 깨끗한 원료로서의 천연가스가 탄생한다.

 

산지에서 정제까지 마친 천연가스는 소비지역으로 운반이 필요하다. 천연가스는 운반 및 저장 방법에 따라 PNG(Pipeline Natural Gas, 배관천연가스), CNG(Compressed Natural Gas, 압축천연가스) 그리고 LNG로 구분된다. PNG는 운송에 파이프라인을 이용하는 것으로 육상 운송이 가능할 경우 산지에서 채굴한 가스를 소비 지역까지 파이프라인을 통해 기체 상태로 운송한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방법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CNG는 천연가스를 약 200기압으로 압축한 것으로 부피를 1/200로 줄인 것이다. 그러나 압축 후에도 부피가 크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에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며 국내에서는 주로 시내버스의 연료로 이용되고 있다. LNG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기체인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냉각하여 액화시킨 것으로 특수선박을 통해 운송한다. 부피가 1/600로 줄어들기에 운반과 저장이 용이하다는 특성을 가진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 요건으로 인해 주로 LNG를 사용하고 있다. 

 

 한양이 여수에 조성 중인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이렇게 운반된 천연가스는 LNG 터미널에 저장된다. LNG 터미널은 소비 단계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머무는 복합 허브 공간이다. LNG를 싣고 온 특수선박을 위한 정박시설과 LNG를 내리는 하역시설, 액체 상태의 LNG를 다시 기체로 만드는 기화시설, 대용량의 가스를 저장하는 저장시설, 재기화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송출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한양이 LNG 저장탱크 시공에 참여한 한국가스공사(KOGAS) 소유의 평택, 삼척 기지를 포함하여 약 7개의 LNG 터미널이 운영 중이다.

 

한양은 1983년 국내 최초 LNG 저장탱크 준공 경험과 차근차근 쌓아온 에너지 플랜트 역량을 바탕으로 여수 묘도 약 65만m(20만 평) 부지에 20만㎘ 규모 LNG 저장탱크 총 12기의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20만㎘ 규모 저장탱크 4기와 기화송출설비, 최대 12만 7천 톤 규모의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 조성 1단계 사업(2024년 말 완료 예정)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전 세계 LNG 사용량의 2/3가 동북아시아에서 소비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한·중·일 3국의 중심에 위치한 여수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DOWNSTREAM

 

마지막 Downstream 단계는 실제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소비 단계다. 많은 과정을 거쳐 소비지역으로 이동한 천연가스는 마침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가정에서는 취사 및 난방 그리고 공장에서는 산업용 에너지, 수송 및 운송을 위한 이동 수단의 연료로 우리 생활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집단에너지발전, 연료전지, 수소생산 등 LNG의 활용 가능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영하 162도로 냉각된 LNG를 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들이 눈에 띈다. 직접적으로 냉열 에너지를 이용하여 발전을 하기도 하고 냉열을 신선식품의 저장과 운송에 재활용하는 콜드체인 사업*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 콜드체인 사업에 냉열 에너지를 활용하게 되면 기존보다 약 30%의 전기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신선식품의 저장 및 운송 과정에서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여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

 

 

환경에 대한 이슈는 항만 산업도 피해갈 수 없었고 이에 LNG선에 연료를 공급하는 LNG 벙커링도 촉망받는 LNG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항만 시설에는 LNG선박에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벙커링 시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LNG 터미널에 벙커링 시설을 접목하여 효율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들도 늘어나고 있고 한양의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역시 LNG 벙커링 사업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과도기 속 교두보 역할을 할 LNG

 

과도한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면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전력 수급을 보조하는 역할로 LNG가 가교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전환의 과도기를 잘 넘기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및 발전 노력을 부단히 하여 LNG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LNG의 생산부터 운송, 소비 과정을 뜻하는 밸류체인을 파악하여 특히 Midstream 단계와 Downstream 단계에서 파생되는 신사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로 만드는 지속가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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