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MZ세대가 주도하는
미래의 주택시장
MZ세대는 주택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나

유원대학교 도시지적행정학과 교수 백기영

2021.06.18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 계층이었던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하고 그 자녀 세대인 MZ세대가 새로운 주택시장의 주축으로 등장하였다. M세대는 198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로서, 인터넷, 이메일, 컴퓨터에 익숙한 '디지털 1세대’다. 이들은 강한 독립심과 자유로운 사고, 자기 자신에게 높은 관심을 둔다. Z세대는 1990년 중후반 출생 세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생활을 동시에 경험한 '공유 1세대' 혹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 불린다. 이들은 인터넷, 스마트폰과 동영상 콘텐츠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세대이다. 

 

MZ세대는 역사상 존재했던 어떤 세대보다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소비를 이끌 세대이다. 이들은 SNS로 인맥을 쌓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가치관, 생활방식, 소비행태를 보인다. 소비보다는 경험을 통해 행복을 누리며, 소유보다는 공유를 통해 효율적으로 비용을 지출한다. 구매력이 높고, 유행에 민감하며 소비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세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35%에 달하는 MZ세대는 최근 주요한 소비 주역으로 부상하며 문화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향후 주거문화의 근원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새로운 수요자인 MZ세대가 주도할 주택시장의 방향을 생각해 보자.

 

경제적으로 불안한 MZ세대,

거주 불안도 상승세



 

먼저 MZ세대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1인 가구의 확산이다. 가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1인 가구로서 누리는 삶의 다양성이 중시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과 가치 중심 사회로의 전이가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다. 2008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싱글 경제의 형성을 핵심어로 제시하며,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솔로 이코노미’라고 명명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2015년 1인 가구가 27%로 가장 주된 가구 유형으로 등장한 이래, 2035년 1인 가구는 34%를 넘어설 전망이다.

 

MZ세대는 주거선택의 주요 요인으로 자녀의 교육환경과 생활권 내 편의시설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역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이웃 간 교류를 중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역 내의 커뮤니티 활동을 장려하고, 생활의 편리성을 도모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적극 도입한 주거단지가 생활권 단위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통합형 생활 서비스와 조망권을 갖춘 도심 내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에 대한 이들의 높은 관심은 생활의 편리성, 고급화에 대한 수요에 대응되는 것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다양화는 아파트 중심의 획일적인 주거환경을 탈피하여 보다 다채로운 주택 유형과 주거단지의 구현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기존 공급자 주도의 주택 분양이 수요자 요구 맞춤형 주택 제공으로 전환되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주문형 주택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변화하는 인구 패턴에 부응하여 독신자, 맞벌이 부부를 포괄하는 다양한 이들의 생활패턴에 부합하는 주거공간 계획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도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뉴노멀 시대에 발맞춰 

MZ세대가 만들어갈

미래 주거환경의 모습은?


MZ세대가 경험하는 산업구조와 근무환경의 변화도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기술의 발전으로 근무 및 고용형태가 보다 유연화되면서 재택근무용 주택과 소규모의 주거와 업무공간을 결합한 소호주택(SOHO; Small Office, Home Office)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비대면 활동, 재택근무, 그리고 인터넷 쇼핑과 SNS 접근을 통해 생활문화의 주류가 바뀌면서, 주거 중심의 활동이 강화되고 주거와 업무공간을 통합한 또 하나의 주거형태를 불러오고 있다.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가 증가됨에 따라 가족중심의 여행문화,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교류문화, 다양한 체험과 휴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컨드하우스, 알파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들로 구성된 네트워크 타운 또한 생겨날 것이다.

 

MZ세대는 도시환경을 위한 행동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도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하며,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생필품만을 구매한다. 쓰레기 없는 생활을 추구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를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환경을 생각하는 MZ세대의 인식은 주택수요와도 직결된다. 미세먼지 문제에 민감하고 대응책을 원하는 이들의 수요에 대응하여, 공기 질을 측정하는 센서를 설치해 자동 환기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바람으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에어샤워’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공간 이용에 대한 요구도 대폭 증대되어, 공원, 공공공간 등은 도시 곳곳에 자연성을 확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현 주거환경은 어떠한가?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M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결혼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경향이 있다. 최근 주택가격의 상승과 소형 저렴주택 부족,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MZ세대의 거주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싱글경제를 적극 반영하여 소규모의 다양한 주택이 제공되어야 한다. 무주택 싱글 가구와 저소득층 같은 주거 취약계층에게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확충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임대주택 단지가 저소득층 거주지역으로 인식되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주택시설과 단지 내 복리시설의 고급화를 통해 임대주택 단지도 살만한 곳이라는 소비자의 만족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영구 임대주택이나 장기 임대주택을 늘려 이주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거주기간의 안정성을 보장하여 이용중심의 주택을 늘려야 한다. 주거 취약계층에게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주택바우처와 같은 주거복지 프로그램도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시장가격보다도 싸게 공급되는 저렴주택의 제공도 중요하다. 1987년 세계무주택자의 해를 계기로 저렴하고 부담 가능한 주택공급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였다. 저렴주택이란 시장가격의 주택을 취득하기에 충분한 수입이 없는 사람을 위한 주택, 공공에 의해 공급되는 주택이기도 하다.

 


영국의 도시 재생 및 주택 정책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리버풀 

 

어떻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야 할까? 영국에서는 저렴주택의 공급을 위해 도심부에서 복합용도에 의한 개발에 주력하며, 커뮤니티의 혼합을 위해 여러 종류의 주택 공급을 강조하고 여기에 저렴주택을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도시개발계획을 설계할 때에는 도시계획위원회와 주택위원회가 관여하여 저렴주택 방침을 입안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저렴주택 공급 방법의 일환으로 복합용도, 특히 업무용도와의 혼합에 의한 공급으로 주거용도 이외의 기능에 지가를 부담시켜 주택 가격을 낮추는 방법도 이용되고 있다.

 

도시재생과 주택정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영국 리버풀의 '1파운드 빈집재생 프로그램'에서는 시 소유 빈집을 인수자가 보수 비용부담을 조건으로 1파운드에 판매한 정책이다. 이 정책은 시민들의 엄청난 호응과 함께 주민 중심의 그린지구 만들기, 다문화지역 활성화, 사회적 안전, 예술과 사회적 구심점 만들기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영국 리즈시의 캐노피 하우징은 빈집 개량사업 수행 시 무주택자들과 협업하여 안전하고 저렴하며 질적 기준에 부합한 주택을 공급하고, 이들이 주택개량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자발적인 빈집정비 모델을 제시했다. 도시재생과 주택정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영국의 두 사례는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빈집 재생과 공공 임대 주택 공급이 지향해야 할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소유’에서 ‘공유’로 이동하는 부동산,

다채로운 주택 유형의 탄생



출처: The Collective Old Oak
영국 런던 프리미엄 셰어하우스 올드오크(Old Oak)

 

부동산의 소유에서 이용가치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면서, 향후 주택의 소유보다는 공유 혹은 임차에 보다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타인과의 공유공간이 어우러진 형태의 ‘코리빙’ 또는 ‘셰어하우스’ 역시 MZ세대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보증금과 임대료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향과 취미를 접목한 다양한 주제의 셰어하우스가 나타나고 있다. 비혼족, 반려동물 동반자, 동호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주제로 한 셰어하우스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공유주택 문화가 보편화된 해외에서는 피트니스 센터, 문화시설을 갖춘 프리미엄 셰어하우스를 제공하는 런던의 올드오크(Old Oak)의 사례처럼 공유주택의 고급화 산업이 성장세이다. 수요자의 생활양식을 고려하여 유연한 계약기간을 도입하고, 가변성 있는 빌트인 공간계획을 적용해 취미생활과 기호를 고려한 차별화된 주택을 공급하여 소비자의 주거선택성을 높여가고 있다.

 

MZ세대가 주도하여 도시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세상이다. 이들은 다양한 삶을 살아가며 온라인상에서 만나는 누구와도 소통하고 친구가 되며, 먼저 행동으로 실천하여 선한 변화를 만든다. 마케팅과 콘텐츠의 경계가 없는 새로운 판을 열고, 소유보다 공유를 통해 소비의 균형을 맞추며 삶의 질을 새롭게 정의해 나간다. 새로운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거리낌없이 보여주는 MZ세대의 등장은 우리의 삶과 생각하는 방식 모두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새 기준, 새 일상을 의미하는 새로운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MZ세대에 대한 배려와 함께 이들이 만들어 나가는 역동적인 주거환경과 도시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